山行記

점봉산(點鳳山) 1,424(강원도 양양군)

루이스. 2006. 12. 14. 11:01
  점봉산(點鳳山) 1,424m (강원도 양양군)

 

<개요>

설악산국립공원은 한계령에서 서북릉-대청봉-공룡능선-황철봉-미시령을 잇는 백두대간능선을 경계로

내륙쪽(귀때기청봉,백담계곡.가야동계곡)을 내설악으로

동해안쪽(울산바위.천불동계곡.화채능선)을 외설악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 장수대에서 한계령을 넘어 양양으로 내리서는 44번 국도을 따라

오른쪽으로 설악 제일의 단풍으로 유명한 주전골과

온천으로 유명한 오색약수일대 를 남설악으로 구분하는데

점봉산은 남설악의 주봉이다.

또 단목령에서 점봉산까지의 능선은 설악산국립공원의 경계점이기도 하지만

지리산 천왕봉에서 덕유산,속리산,태백산을 힘차게 달려와

백두대간종주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백두대간종주의 압권이자 대장정의 대미를 장식할 웅장한 설악능선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날        짜   :   2005. 02. 12 맑고 몹시추움

산 행 인원   :  둘이서

산 행 코 스  :  강선리 - 곰배령 - 작은점봉산 - 점봉산 - 오색갈림길 - 단목령 - 강선리

                     13.3km (원점회귀산행)

산 행 시 간  :  6시간 17분 (휴식.간식시간.40분  순산행시간 5시간37분)

찾아가는길  :  내부순환로-구리-양평 - 홍천(44번국도 인제방변) -철정삼거리(451지방도) -

                     상남 (31번 국도) - 현리(418지방도) - 방동(방태산산림욕장) - 진동1.2.3교  -

                     쇠나드리재 - 강선리


<산 행 기>


03:40 집에서 출발

 

08:00 강선리 도착

지도을 보면서 달려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게만 느껴져

다시 자동차를 돌려보기도 하는 우여곡절 끝에 

우측에 조그마한 이층집 같은 기린초등학교 진동분교를 지나 설피밭을 지나고

눈쌓여 얼어붙은 비포장도로를 미끄러지며 네바퀴로 기다시피 강선리에 도착하였다.

우측 꽃님이네 가는 길이아닌 좌측길로 들어서서 백두대간대장군 진동계곡여장군 두 장승이 서있는

강선리 초입 어느 민가 마당한편에 차를 주차한다. 후유~~


08:15 산행시작

사람의 욕심중에 먹는 욕심은 다른것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겨울산행은 점심먹는 것이 큰 고역이다.

특히 설악의 겨울 날씨는 익히 아는 터라 가급적이면 산에서는 행동식 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보온도시락에 넣어온 주먹밥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산 계곡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밭들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혀 있고

밭 옆에 두 장승이 서있고 곰배령 가는 이정표가 서 있는 넓은 좌측 길을 따라 나선다.

우측은 단목령 으로 오르는 길이다.


08:40 민가

강선리 에서 곰배령 까지는 계곡산행이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만 내린눈이 오래고 날씨도 추워서인지 어느 곳은 밟아도 잘 들어가지 않는다.

강한 계곡바람에 길 흔적을 지워버린 곳도 가끔 있지만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계곡물은 얼어붙어 눈이 쌓여 있는데

쌓인 눈을 혜집고 이따금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이 호젓한 산속에 까지 먼길 달려온 우릴  반기려 하는 소리인 것 같다.

찬바람도 수그러 들어 자연이 사람에게 주는 고마움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뿌듯한 마음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가볍다.

쓰러질 듯 서있는 우측에 전신주를 의아하게 쳐다보며

좌측으로 계곡을 끼고 잠시 걷다보면 앞에 민가가 보인다.


08:50 입산통제 표시판

10여채 남짓한 집을 혜아리며 십여분을 걸어오는 사이

산골에 전형적인 민가 보다는 원목으로 새로 지은 집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구불구불 멀기도 먼 길을 찿아온

이 아늑하고 조용한 깊은 계곡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새집들이다.

또 앞으로도 더 많은 집을 지을 곳이 군데군데 파헤처져 있는 것이 보인다.

늦은 아침을 짓는지 어느 허름한 민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파란 연기조차도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어릴적 평화스럽고 반갑게만 보이던 그런 연기가 아닌 것 처럼 보인다.

민가를 지나 오늘처음으로 계곡을 건너면

이곳에서 2km부터는 설악산국립공원임으로 입산을 통제한다는 입산통제표시판이 있다.


09:15 합수곡

눈이  쌓여 있지만 길은 아주 완만하고 뚜렷하다.

날씨도 맑아 쌓인 눈이 한층더 하얗게 보이는 것 같다.

키큰 나무들이 많이 서 있어 쌓여있는 하얀눈 과 아름답게 그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녹음기에는 울창한 숲으로 그늘이 많이 드리울 것 같다.

꽤 멀리 올라온 것 같은데 좌측에 옛 집터인 듯한 곳을 지나고

계속 계곡을 우측으로 끼고 오르면

얼어붙고 쌓인 눈속 에서도 다시 흐르는 계곡물소리를 몇 번 듣다보면

두 계곡물이 합쳐진 곳에 이르고 오늘 두 번째로 얼어붙은 계곡물을 건넌다.


09:37 계곡 끝 지점

계속 완만한 경사를 계곡따라 오르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게 계곡이 끝이 난다.

거의 능선 까지 완만한 계곡이 형성된 아주 특이한 곳이다.


09:42 곰배령

계곡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발자국이 여기 저기로 흩텨저 있다.

선답자 들이 경사도 완만하고 장애물도 없어 편한 발 걸음 대로 곰배령을 올랐기 때문인 것 같다.

강선리 에서 귀둔리 곰배골 로 넘어 가는 곰배령 은 오르는 경사가 완만해서인지 정말로 넓다.

다른 곳 에선 그리도 넓고 큼지막한 곳이 핼기장 인데 

이곳 에 그려놓은 핼기장은 희미하기도 하지만 아주 조그마한 아기손바닥 만도 못하게 느껴진다.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는 곳인지 쌓인눈이 없다.

대신 이른 봄이면 다시 피여날 수많은 야생화가 모진 바람에 숨죽이며

동면하는 갈색의 마른 풀속에 묻혀있다.

야생화의 천국이라는 곳이다.

헬기장에서 가느다란 줄이 양쪽으로 설치 되여 있어 그 사이로 2분정도를 걸으면

산림대장군과 산림여장군 두 장승이 우릴 맞이한다.

이곳부터 는 출입금지구역 이라는 경고판이 있는데

산동삼거리4km 1시간30분  뒤둔리7km 2시간  점봉산2.7km 1시간 라는 이정표가 있다.


10:15 작은 점봉산

곰배령 부터는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다.

좌우 로 시야도 틔여 쌓인 눈 속에서 멀리 대청봉을 배경으로 사진도 몇장 찍으며

널찍한 능선에 키 작은 나무들 사이로 난 눈길을 따라 작은 점봉산 에 이른다.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아무것도 확인 할 수도 없고 아무런 발자국도 없다.

키 작은 나무들만 주위에 있어 조망은 좋다.


10:37 주목 군락지

작은점봉산 에서 점봉산 을 가는 능선은 넓고 

키 큰나무들이 없어 조망이 좋다.

좌우 멀리에 크고 작은 산자락의 모습은

한쪽은 눈으로 뎝혀 하얀 색으로 또 한쪽은 나무와 숲이 일구어낸 각각의 색상으로

양지와 음지를 뚜렷하게 구분하듯 자연이 만들어 놓은 규칙적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모두가 키가 작은 나무들만 있어서인지

키 작은 주목들이 있는 곳에 이른다.

키는 작지만 수령이 몇 백년 이나 넘었는지

대나무 한부분이 없어져 버린 것 과 같이

그 둥근 테두리만 남은 모습임에도 윤기 도는 싱상한 푸른잎을 자랑하며

굳굳히 서있는 주목들을 볼수가 있다.


10:47 삼각점

뚜렷한 봉우리도 아닌 그냥 평번한 능선에 1993년 내무부에서 설치한

525삼각점을 지나고


11:18 점봉산

조용히 넓은 능선을 걷다 능선이 급격히 좁아지며 그 좁아진 만큼 경사도 급해진 오르막을 오르면

1424m점봉산 이라 쓰인 표지석이 있는 점봉산 이다.

표시석 뒷면에는

2000년 11월23일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할 숲 으로 선정 되였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사실 설악 어느  곳에서든  점봉산을 바라다 보면 별로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렇지만 백두대간을 달려오다 조침령 가까이서부터

멀리에 그 어느산 보다도 山다운 山답게 점잖게 보인는 것이 점봉산이다.

수많은 산 봉우리 중에 그 자세를 흩트러 트리지 않고 

하늘로 머리를 곱게 그리고 접잖게 들어올리고 있는 것이 점봉산의 모습이다.


그리고 설악을 바라보면...

정 북쪽으로  비스듬한 모습의 귀때기청봉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단애를 이룬 안산과 그 앞 가까이에 가리봉과 삼형제봉의 힘찬 모습이 보인다.

귀때기청봉에서 눈을 돌려 우측으로 서북능선을 따르면

끝청 중청 대청봉 이 연이여 늘어서 장쾌하게 대간 능선을 따르고 있고

드문드문 보이지만 굽이굽이 힘겹게 돌아 오르내리는 한계령 고갯길에서 하늘끝 까지 솟아 있는

웅장한 설악의 모습은  그 어느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엄한 모습이다.


두 눈을 남쪽으로 돌리면

어느 것이 오대산이고 어떤 것이 노인봉 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크고 작은 산들이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

점차 멀어질수록 점점으로 보이는 수많은 산봉우리를 바라보면

전전에 걸어 넘어온 그 봉우리들도 꽤 있으련만

얼핏 찾아내지 못하고 그냥 그때 에 힘겹게 걸었던 순간순간 만이 떠오를 뿐이다.


11:35 점봉산 출발

추우니 서둘러 하산하자는 아내의 성화와

살을 에이는 듯한 모진강풍이 등을 떠밀어도

점점 더 퇴색 되여 가는 기억 속에

아름다운 설악의 모습을 좀더 오랫동안 각인 시키려 한동안 머물다

우측 내리막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단목령을 향해 내려선다..

좌측 길도 망대암산을 거쳐 한계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능선이다.


12:30  오색 갈림길

몇 년 만에 다시 걸어보는 점봉산의 백두대간능선이다.

지리산 천왕봉에서부터 올라왔던 그때와는 역방향이다.

대간 길 답게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끝없이 이여진다.

거의 무릅 까지 눈은 쌓여 있지만 길이 잘나 있어 산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미끄러운 눈도 날이 몹시 추우면 덜 미끄럽다.

급경사의 내리막이지만 미끄럼 타며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다.

길을 잃을 염려도 없는 곳인데

백두대간종주 표시기가 곳곳에  달려있다

바람 없는 양지한편 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하얀 눈을 밟는다.

오늘처음으로 사람을 몇 명 만났다.

차림새로 보아 오색에서 올라온 등산객 같다.

가파른 경사는 누그러지고 왼쪽 나무들 사이로 대청봉을 올려다보며

순한 능선을 잠시 걸으면 오색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은 좌측이고

직진은 단목령 으로 가는 길이다.


12:50 안부 사거리

급한 오르내림이 아닌 순한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표시기가 많이 달린 사거리에 도착

좌 우 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발자국이 별로 많지 않다.

좌측은 오색으로 내려가고 우측은 계곡을 따라 강선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우측 계곡길을 무시하고 직진하여 계속 능선을 따른다.


13:12 오색갈림길 안부

급격하게 눈을 밟은 발자국이 적어진 길을

은근히 내려섰다 올라 섰다를 반복하면

길 좌측에 오색갈림길 이라 쓰인 비닐코팅 표시기가 나무에 걸린 것을 발견한다.

좌측 작은 나뭇가지에 붉은 리본표시기가  달려 있는데 전혀 럿셀이 되여 있지 않다.


13:30 큰 고목

거의 평평한 넓은 능선을 걷다보면 큰 고목들이 서 있고

능선이 갈리는 곳에 이르면 덥힌 눈으로 길을 찾지 못하여 

이곳저곳을 헤맨 발자국이 있는 곳을 발견한다.


13:55 단목령 마지막 봉우리

점봉산과 단목령 과의 고도차이는 600여m이상 되여

한참을 내려 오는 것 같지만 능선도 제법길기 때문에

고도를 점점 낮추려면 올라야하는 오름길도 만만치가 않다.

그런 만만치 않은 오름을 두어 번 반복하면

단목령 직전의 마지막 오름길 좁은 봉우리에 도착한다.

우측 잡목 사이로 강선리 에 민가가 보인다.


14:05 단목령

넓은 능선은 끝나고 좌우가 거의 흙절벽인 좁은 능선을 따르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급경사의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산죽이 무성한 곳을 지나면 백두대장군 백두여장군  두 장승이 서 있는 단목령 이다.

무섭게 생긴 통나무로 만든 두 장승이지만

이곳을 지나는 많은 이들이 아무탈없이 산을 내려가도록

그 안위를 걱정하며 서있는 것 같아

고마움의 교감어린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본다.

전에 이곳을 통과할 때에 홀로 서있던

檀木嶺이라 쓰린 이정목이

지금은 외롭지 않게 두 장승과 함께 마주 보며 서 있다.

좌측 오색초등학교3km 우측 강선리1.3km 직진 양수발전소 4.8km의 이정표도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이 시작되는 지점이고 설악의 백두대간능선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출입금지표시판 이 있다.


14:32 강선리

단목령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르면 바로 계곡을 끼고 완만하게 강선리로 내려선다.

곰배령 으로 올라갈 때와 거의 흡사한 이길을 내려가면 또언제 이곳을 찾을 려는지...

경사도 거의 없는 이곳 얼어붙은 계곡물 위에 쌓인 눈사이로

가끔씩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는

엄마의 치맛자락이 그리운 아들을 또다시 배웅하는

따뜻한 어머니의 목소리처럼 들린다.


<산행후에>

대청봉과 마주보고 있는 점봉산은 가능하면 적설기에 오르면 좋을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운 설악의 어느 산행에 비해

위험한 곳이 거의 없는 완만한 능선을 수월하게 오를수 있고

눈덥힌 설악의 장엄한 모습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좀더 힘있는 산행을 원한다면 단목령 에서 오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한시간 가까이 구불구불 구비돌아 산간 오지 마을을 바라보며

강선리 까지 접근하는 것도 산행 못지않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다만 적설기에 많은 눈이 내리고 길이 얼어붙는다면

사륜구동 자동차가 아니면 끝까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