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記

고려산 진달래 산행

루이스. 2019. 4. 24. 10:17

고려산 진달래 산행 (인천 강화도 436m)


김포 통진에 가까이 있는 강화도 고려산에서는 4월 21일까지 진달래축제가 열렸다

20일 토요일, 늘 오르던 청련사코스로 아내와 함께 고려산에 다녀왔다

일찍부터 서둘러선지 06:57에 30분도 못달려 쳥련사 입구 임시 주차장에  도착했다

회색빛 잔뜩 찌푸린 하늘을 근심스럽게 바라보며 쳥련사 못미처 공터부근에서 좌측 능선 지름길로 들어선다

진달래 축제기간이라 많은 인파로 북적거리는 일반 등산로보다 호젓하고 계속된 완만한 오르막이어서 등산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등로 초입에 일찍 핀  진달래는  이미 낙화되고 있고  그나마 몇 송이가 가지 끝에 힘겹게 매달려 있는 모습이 매우 안쓰러워  보인다

너무 늦었나.... 정상 진달래 군락지는 괜찮을까....

정작 꽃 구경 와서도  근심거리가  생긴다 


  <08:07 핼기장>

아내와 함께 산행 한지도 꽤 오래된 것  같다

재 작년 봄 해남 달마산 산행후  2 년 만에 다시 고려산에 함께 오르니 정상에 진달래는 어떨까....

걱정하는 속에서도 마음이 흡족하고 기분도 좋다


지난해  작은 병마에 가끔씩 시달리느라 제대로 산행을 하지 못하였고 아내도 덩달아 산을 찾지 못했다 

다행히 빨리 걷기를 꾸준하게 한 덕분인지 오르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아내도 자꾸 뒤쳐지지만 그래도 꾸준히 잘 오르고 있다

지름길이라 55분만에 고려산 정상 헬기장에  올랐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별로 사람이 없다 

해마다 진달래 축제때면 넓은 헬기장은 수많은 인파로 뒤덮혔고 진달래 군락지 전망대로 오르는 저 계단은 많은 인파로 떠밀렸는데

지금은 매우 한산한 모습이다

헬기장에서 이 모습을 담으려면 헬기장 아래로 약간 내려와 많은 사람의 시선 속에 급경사 덤불 사이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

다행이 이른 아침이라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 대신 사나운 가시덤불이 고가의 기능성 바지를 사정없이 할퀸다


<08:15 전망대오르는 계단>



헬기장 우측 아래로 전망대로 향하는 계단이 새로 설치되어 있다

계단 따라 내려가며 고려산 진달래 향연이 시작된다

진분홍 활짝 핀 진달래가 산 아래에서의 기우를 말끔히 날려버린다

덜 피지 않았고 더 피지도 않았다

처음 등산로로 들어섰을때 짙은 회색빛 하늘이 근심스러웠는데  짙은 분홍빛 물결에 하늘빛도 점차 맑아지고 있는 것 같다   


<08:23 고려산 진달래군락지 전망대>



유명한 여수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수도권에서는 고려산 진달래가 으뜸이다

가까운 서울이나 인천에서 오기도 쉽고 또 산을 오르기도 쉬워 해마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436m 의 얕은 산이지만 명산이 뭐  별건가...

멀리서 봐서 아름답고, 다가가서 아름답고,들어가서 아름답고, 거기서 바라본 조망도 아름다우면 그게 명산이지...


앞을 보고 옆을 둘러봐도 온통 분홍색 물감으로  칠해놓은 듯한 화려한  전망대에서의 조망도 그 한계는 있다 

화려한 전망대에서 눈길이 미치니 못하는 곳을 향해 전망대에서 적석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08:28>


<08:43>




<08:50>

전망대에서 적석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진달래군락지 끝부분에서 우틀하여 고려산을 올려다 보며 가운데 능선 아랫부분 앞에까지 왔다

 이곳에서 가장 화려하게 보여줬던 고려산 진달래의 모습은 확실히  예전 같지가 않다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에서 진달래보다 더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잡목들과 나날이 기승을 떨치고 있는 가시덩굴때문에

예쁜 진달래는 기를 펴지못해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것은 아닌지 강화군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몇년 전에는 다시 전망대로 돌아가려면 진달래 군락지 적석사 방향 끝에서

화려한 진달래 군락지 속 교통호따라 온통 분홍빛에 파묻혀 다시 전망대로 향하곤 하였는데

지금은 교통호가 허물어진 곳도 있지만  잡목이 앞을 막고  가시덩쿨이 발목을 잡아 전진 불가능한 상태다  


<09:15>

436m의 얕은 山 이라도 山은 山이기에.

허물어진 교통호를 건너고 왕성한 잡목들과 끈질기게 달라붙는 가시덩굴과 싸우려면 체력을 보충해야 한다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아내는 온전한 등산로 따라 가서 전망대에서 만나기로 하고

혼자서 적석사로 내려가는 능선에서  북쪽사면으로 들어서 전망대로 향한다


<09:19>


<09:27>

이전에 다니던 교통호는 잡풀과 잡목으로 메워졌고 기승을 떨치는 가시덩굴은 이미 올이 풀린 내 바지는 쳐다도 안보고

검지와 손등을 사정없이 할퀸다

그러나 그 옛날이 그리워 거친 잡풀 험한 덩쿨 피해가며 힘겹게 그 자리로 들어가면 수줍게 숨어있던 그들이 나를 반긴다 


<09:38>

헬기장 반대방향에서 바라본 전망대 능선이다

맨위로 백련사 쪽에서 줄이어 헬기장으로 오르는 등산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몇해 전 이곳에서 전망대까지 교통호를 따라서 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갈 수가 없다

워낙 급경사에다 거친 잡목으로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

카메라에 몇 장을 담고 다시 등산로로 올라간다





<09:41>

험한 곳을 피해 등산로로  올랐다가 다시 교통호로  내려왔다

전망대 에서 내려다만 보는것 보다는 전망대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것도 좋다 




<09:48>



이제 전망대에 거의 다 왔다

전망대 아래 기슭에 진달래가 정말로 탐스럽게 피어있다


<09:56 전망대 능선>


교통호를 따라오면 바로 전망대 아래로 올라서게 된다

아내는 이곳에서 나를 한 동안 기다렸다

지금은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지만 저 줄쳐진 계단따라 내려가면  전망대 진달래 능선을 따라서 내려가는 것이다

예전에 아내와 함께 걸어 내려갔던 턴널꽃길를 다시 걸어보고

또 산 아래 또 다른 방향에서 올려다  보이는 고려산의 진달래 모습도 다시 보기싶어서다





<10:06 진달래 턴널>

전망대 아래에서 분홍빛 진달래 모습을 담고서 사람이 없는 호젓한곳 이곳으로 들어서 

아내와 함깨 분홍빛 진달래 만발한 자연 꽃 턴널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10:52>

정확히 3년만에 진달래터널 꽃길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왔다

예전에 자주 다니던 곳이어서 별 생각 없이 내려왔는데 계곡에서부터 길이 희미하다

뚜렷하던 등로는  인적 뜸해진 탓인지 야성의 잡초.잡목들의 왕성한 활동과 풍수.풍화의 작용으로 거의 훼손되어 있어 그 흔적이 미미하더니 채 5분을 걷지 않았는데도 등산로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산행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산에서  길을 잃었던 경험이 한 두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이럴땐 주저없이 오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하도 많이 내려와 도저히 다시 올라갈 용기가 없더라도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야 큰길을 따라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다

모든 산길은 아래서부터 정상으로 모이고 정상에서 모인 산길은 밑으로 내려가며  흩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고려산에서는 예외다

깊은 골짜기에 갇혀 목슴을 부지못할 정도로 험한 산도 아니고 전에도 이런 경험이 이곳에서 있었기에

계곡 좌측 사면으로 올라 흔적없는 길을 찾아 올라간다

이 사면으로 계속 오르면  백련사나 지석묘 방향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게 되어있다

임도에서 다시 정상으로 올라 청련사로 내려가면 된다


얕은 산이지만 등산로 없는 길을 오르는 것은 수월한 일이 아니다

길이 없으니 미끄러지기도 하고 온갓 잡목이 발목을 잡기도 해 일반등산로를 오르는 것보다 배는 힘들다

일단 급경사는 피하고 앞을 내다 보았을때 가장 훤히 보이는 곳 으로 목표를 잡아 지그재그 형태로 올라간다

뒤쫓아 오는 아내가 걱정이다

자주 뒤돌아 보며 아내를 시야에서 놓치지 않는다

보이지 않으면 불러 대답을 확인한다

미끄러지며 비탈 오르랴 아내 확인하랴 전진할 방향을 찾으랴 심신이 바쁘고 고달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내가 별탈 없이 잘 쫒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 세월 첩첩산중 깊은 계곡을 얼마나 많이 아내와 함께 찾아 갔었나....

 아내는 적어도 산에서 만큼은 나를 믿고 신뢰하며  모든 것을 나에게 의지하고 나를 따른다

오늘도 역시 나에 대한 믿음으로 인적없는 고려산 비탈길을 군소리 없이 묵묵히 따라 오른다

그렇게 비탈에서 30여분을 이리저리 훤한 곳을 찾아 오르니 고려산 헬기장 오르는 시멘트포장 도로에 오른다

오늘 예기치 못했던 고생 끝에 얻은 고려산 모습이다

헬기장에서 임도따라  내려와 저 장면을 담았으면 오늘 산행은 훨씬 수월하였을 것이다


<10:55>

똑같이 올려다 보아도 보는 위치에 따라서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는 다르게 보인다


<11:06>임도 전망대>

백련사 방향 임도를 따라 오르다 급커브길을 돌아 오르면 데크 전망대가 있다

데크 전망대에는 워낙 많은 인파로 사진촬영불가

전망대 밑에서 바라본 진달래 군락지


<11:09 헬기장>

고려산 정상이자 헬기장을 다시 오르며 바라본 진달래군락지 

아침에 한가하던 계단에는 많은 사람들로 넘처나 인파에 떠밀려 느릿느릿 계단을 오르고 있다


<11:47 청련사> 


먼저 내려간 아내를 뒤쫒아 빠른 걸음으로 청련사까지 왔지만 아내는 보이지 않는다

청련사에서 15분여 천천히 내려오면 청련사 입구 임시주차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