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백암산 741m (전북 정읍.전남 장성)
산 행 일 : 2011년 11월 08일 흐림
산 행 인 원 : 혼자서
산 행 코 스 : 내장사 - 까치봉 - 삼거리-소둥근재-순창고개-백암산(상왕봉)-백학봉-백양사 (07:40 휴식 및 식사시간포함)
<산행개요>
내장산 국립공원에 위치한 내장사에서 백양사까지의 산행이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국내의 다른 국입공원에 비해 산 봉우리도 비교적 낮고 그 규모도 작은 편이어서
별 신경쓰지 않고 이정표만 잘보고 따라가면 별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산이 낮고 그 규모가 크지 않다하여 산행이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깎아 지른 듯한 까치봉을 치고 올라와 내장산(신선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미끄러운 계곡이 그렇고
백학봉에서 백양사로 내려올때 학바위등 거대한 암벽의 황홀경에
비록 짧지만 아슬아슬한 암벽에 올라 내려다 보이는 백양사와
급경사의 계곡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백암산의 풍광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렌즈에 담아올수 없는 쉽지 않은 산행이다
더구나 어느 마을 뒷 동산같은 평탄하고 순한 소둥근재 양지바른 곳에 누워있는
한 추모비를 숙연한 마음으로 다시 한번 떠올려 보면
만만한 산행은 아니라 여겨진다.
<산 행 기>
<09:10> 내장사 매표소
전 전주 김제서 일을 다 끝내지 못한 아내와 또다시 이곳을 찾았다
전과 같이 아내는 나를 무정하게 이곳에 내려 놓고 혼자서 김제로 떠났고
나도 홀로 내장사 매표소로 들어선다
전 주에 올때 붉게 물들었던 단풍길은 낙옆만 쌓여있는 쓸쓸한 거리로 변해버렸고........
아래사진은 이주전에 내장사 가는길에 화려했던 단풍
20여분 넘게 걸리는 내장사 들어가는 길목에서 오늘 본 유일한 단풍모습인데
무수히 떨어져 쌓여있는 낙엽 위라 그런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09:45> 내장사
저번에 왔었을때 아직 붉게 물들지 않았던 내장사 경내의 이쁜 단풍나무를 보려 다시 경내로 들어가 보았으나
호수옆의 나뭇잎들도 모두 떨어져 버렸고 그나마 아직도 나무에 달려있는 단풍은 모두 한결같이 메말라 있다
<09:48> 까치봉 입구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넘어가는 길은 여러곳이 있으나 제일 빠른길은 까치봉을 넘어가는 등산로다
전 주에 이곳 내장사에서 서래봉으로 올라 까치봉-신선봉-장군봉까지 종주한 경험이 있고
또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이정표도 잘 정돈돼 있어 큰 부담이 없다
내장사 매표소 방향에서 내장사를 바라보았을 때 내장사 좌측 담장 옆을 따르면 까치봉에 오르는 길이다
저 입구에서 1분여를 가면 이정목이 나온다
직- 신성봉2.6 km 까치봉2.2km 금선폭포1.7km 좌-전망대0.6km 후-내장사0.2km
좌측에 전망대는 매표소에서 내장사로 들어올때 우화정 위로 보이는 산위의 정자 하나를 말한다
전망대 위로 바로 케이블카 타고 내려가는 곳이 있고 그 위가 바로 연자봉이다
그러니까 혹 내장사에서 케이블카를 타려 생각한다면
비싼요금 내고 탈 필요없이 이곳으로 오르는것이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건강을 위해서도 좋을듯 싶다
<09:58 간이매점>
능히 자동차도 다닐수 있을정도의 평지의 넓은길을 10여분 걸으면
간이 매점이 나오는데 주위에 아직도 버티고 있는 엉성한 몇 그루 단풍들의 모습은
을씨년스런 모습의 매점과 함께 오히려 처량해 보이는것 같다
그러나 산중턱 외딴 곳에 남아있는 한그루 붉은 단풍은 정말로 곱디곱다...
<10:08 선선봉갈림길>
내장사 담모퉁이에서 넓은 길을 30분 가량 걸어오면 넓은 계곡이 좌측으로 휘어지는데
계곡을 건너면 까치봉 가는 길과 신선봉 가는길이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신성봉은 내장산 국립공원의 내장산을 말한다
좌측으로 계속 계곡을 따라가면 신선봉에 올라 백양사로도 갈 수 있다(다만 좀더 체력을 소모해야한다는 것뿐...)
까치봉은 오늘 가야할 백양사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
급경사의 둥근 통나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10:59 까치봉>
백양사까지 가는데 가장 빠른 길이지만 그 경사는 만만치 않다
곳곳의 통나무 계단과 비탈진 급경사는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한다
더구나 오늘따라 짙은 안개로 전망도 시원치 않아 힘듦을 더한다.
몇 차례 계속된 통나무 계단을 지나고 직- 까치봉0.1km 후-내장사 2.4km 이정표를 지나 작은 오름를 잠시 오르면 까치봉이다
내장산 서쪽중심부에 2개의 바위봉우리로 된 봉우리인데
형상이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까치봉이라는 안내판이 있고
내장산의 제2봉우리로 백양사쪽의 백암산을 연결하는 주봉이며
내장9봉이 까치봉을 중심으로 동쪽을 향해 이어져 말발굽 형태를 이루고 있다
<까치봉에서 본 서래봉>
안개로 시야가 좋지 않아 서래같은 서래봉의 모습이 잘 안보인다
전 주에 저 서래봉에 올라 이곳 까치봉을 거쳐 신선봉-장군봉으로 내장산을 한바퀴 돌아보았었다
그때 카메라를 자동차에 두고 산행한 것이 못내 아쉬워 오늘은 종주산행이지만 가지고 올라왔는데
날씨가 심술을 부리고 있다
<까치봉에서 산을 좋아한다는 어느 산악회의 표시기>
이 산악회 뿐만이 아니었다
갈림길 곳곳에 저렇게 많이 버려져 있었다
정녕 너희가 山을 알고 좋아하느냐...?
산은 언제나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있다
산이 좋다고 찾아오는 건 너희들이다
산이 언제 너희를 좋다고 했더냐...?
산에는 정말로 말이 없는 좋은 친구가 수없이 많다
말 없는 좋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산을 찾아 온 것이 아니더냐?
산이 언제 너희들에게 산을 찾아오라 했더냐..?
산은 절대로 너희에게 저렇게 허연 반창고를 붙이는 상처를 주지 않는다
만일 산이 너희에게 저렇게 상처를 주었다면
그건 너희가 산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리목적의 산악회건 친목 단체로 간 산악회건 선두가 럿셀표시를 하였다면
언제나 후미가 있기 마련이니
후미는 그 럿셀표시를 제거하여 회수하면 될것이다
선두에서 바닥에 붙여놓은 놈이 후에 걷어들였나 확인 안한 놈이나
후미에서 다른 여자들과 시시덕거리면서 그냥 지나가는 놈들이나 다 정말 싹이 노란 놈들이다
그런 너희가 어찌 산에서 남보다 우월하다며 어찌 산행안내를 한다고 떠드느냐...?
15년전 마치 전장에서 전투하듯 행동식으로 허기진배를 채우며
낡은배낭 짊어지고 진부령을 향해 달려갈 때에도
우리 후미는 결코 럿쎌리본을 남겨 놓지 않았느니라....
<까치봉에서 본 신선봉(내장산)>
신선봉 역시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런대로 아쉬움을 덜어줄 수는 있는것 같다
무엇보다도 멀리 전 주에 하산했던 장군봉까지 흐릿하게 보이니 말이다.
<전 전주에 신선봉에서 장군봉가는 바위능선에서 >
전 전주 내장산 종주때 카메라를 차에 두고온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장성사는 젊은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겨우 한장 남긴 나의 모습이다
멀리 계곡 건너에 서래봉이 보이고 그 아래 벽련암이 보인다
내장산 종주는 저 서래봉에서 까치봉을 중심으로 해서 신선봉 거쳐 이 능선을 지나 장군봉으로 해서 내장산 단풍로 중간으로 내려선다
산행중 특이한 것은 카메라를 가지고 산에 오르면 절대 나의 모습은 없고
카메라가 없으면 겨우겨우 한장 정도는 동냥사진을 얻어 찍을수 있다는 사실이다
<11:12 신선봉가는 바위에서>
까치봉에서 신성봉쪽으로 좀 위험한 급경사의 내리막으로 잠시 내려섰다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거기서 사과 하나를 깎으며 까치봉의 천길 낭떠러지 딘해한 절벽을 바라보면 흐릿한 날씨에도 마음이 상쾌해진다
<암능>
까치봉에서 소둥근재로 넘어가는 곳까지는 아기자기한 야트막한 바위능선길이다
위험한 곳은 없고 말이 바위능선이지 그냥 평지같은 곳이다
<11:19 소둥근재 삼거리>
능선에서 앝은 내리막을 내려오면 평범한 능선상에 우측으로 갈리지는 ㅏ 삼거리다
직-신선봉1.2m 우-소둥근재2.0km 후-까치봉0.3km
이곳에서 우측 소둥근재로 방향을 튼다
좀전 까치봉을 오르기 전 이정표 삼거리에서 둥근통나무 계단을 오르지 않고
좌측 계곡을 따르면 백양산(신선봉)에 오르는 길이고 거기서 까치봉 쪽으로 내려오면 이곳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쪽 등산로를 택하여 오더라도 백양사로 갈수 있다는 이야기다,
<11:31 산죽을 처음 만나다>
어느 산에서건 꽤 올랐다 싶으면 으레 나타나는 것이 늘 푸른 산죽이다
그래서 어디서나 산죽은 반갑다
산에 있는 친구중에서도 가장 많고 반가운 것이 산죽이다
인적도 별로 없는 곳이어서 홀로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11:49>한차례 올랐다 안부에 내려서면 직-소둥근재 0.9km 후-까치봉1.1km 이정목이 있고
<11:57>너럭바위에 이정목이 있는 ㅏ 삼거리인데 우측길은 매우 희미하다
직- 소둥근재0.8km 후-까치봉1.4km
<12:12 소둥근재>
너럭바위 이정목에서 순하고 순한 내리막을 콧노래 부르며 내려온다
봄이면 진달래가 활짝 필 부드러운 오솔길을 내려와 물이 없는 계곡을 건너면 소둥근재다
계곡은 좌측으로 이어지고 소둥근재 이정목 바로 몇m전에 추모비 하나가 누워있다
산은 그렇다
추모비에 의하면 산악사고가 날래야 날수가 없는 평탄하고 위험한 지형도 아닌 이곳에서
1991년 12월 추운겨울에 사고가 난것같다
가까운 내장사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두 시간 이상이다
하물며 추운 겨울에 이상기후로 눈보라가 휘몰아 친다면 아무리 순한 길도 그 흔적을 지워버린다
십 몇년전 함박눈 맞으며 무릎까지 빠지는 백설을 헤치며
기진맥진 두로봉을 기다시피 내려오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추모비를 바라보며 고인의 편한 잠을 빌어본다
<12:31 순창새재 가는 길>
소둥근재는 물이 없는 작은 합수곡이다
까치봉 쪽에서 내려온 앝은 계곡과 앞으로 이어질 순창새재에서 내려온 얕은 합수곡이 만나는 곳이다
순창새재로 가는 우측으로 들어서 잠시 비스듬한 오르막을 힘들지 않게 오르면 후-소둥근재 0.5km 직-순창새재0.6km 이정표가 있고
5분후에 비상용 이동전화 중계기를 좌측으로 두고 지난다
이동전화 중계기를 지나 등로는 방향을 좌측으로 틀면서 낙옆이 수북히 쌓여있어 푹신푹신한 비단길 같은 등산로로 이어진다
<12:35 순창새재>
길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흔적은 있어 어렵지 않게 푹신푹신한 낙옆길을 비스듬히 사면으로 올라오면 높지 않은 안부 순창새재다
직- 임압4.2km 좌-상왕봉-2.3km 후-까치봉3.0km
이곳에서 상왕봉을 향해 좌측 등산로를 따른다
<13:26 상왕봉/백암산> 741.2m
순창새재에서 좌측으로 올라와 능선에서 등산로는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가다
산죽이 있는 곳(12:41) 또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점심때가 되어 허기도 지고 또 오르막이라 거친 숨을 내쉬며 오르고 있는데
" 김포 마송에서 오시지 않았느냐 " 썬글라스를 착용하고 마주 내려오던 여자 한분이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긴가민가 누구신지... 망설이자
설명을 하시는데 통진동문회 나루산악회 총무님이고 외사촌의 처형되시는 분이다
얼마전 문수산에서 한번 인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분의 썬글라스 때문에....
암튼 반갑다. 멀고 먼 이곳 백암산 깊은 곳에서 고향 분을 만날줄이야....그것도 외사촌 처형을..ㅎㅎ
그분은 같이 온 일행이 많이 있어 급히 자리를 떠나야 했다.
다음 통진동문회 산학회 정기산행인 가야산에 같이 가기로 약속하고서....난 통진동문도 아닌데...ㅎㅎ
반가운 이와 헤어져 언덕을 올라와 직-상왕봉1.4km 후-순창새재0,8km 이정목을 지나고(12:51)
산죽이 무성한 산죽터널을 내려서고(12:58)
1분후 민둥봉우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고
직-상왕봉 0.9km 후-순창새재1.3km ,이정목을 지나(13:00)
몇분후 오르던 능선 좌측 사면으로 힘들여 오르막을 오르면
우-상왕봉 좌-백학봉2.4km 후-순창새재2.4km 이정목이 있다
우측으로 몇발짝 가면 상왕봉인 백양사의 백암산이다
<13:29 백학봉 삼거리>
오늘 막바지 단풍을 보려 많은 사람들이 백암산을 찾은 것 같다
단풍은 이미 지고 없는데....
백암산 표시판을 찍는데도 한참을 기다려야만 할 정도 였으니...
흐린날에 조망도 없고 산에서의 많은 사람들은 늘 왁자지껄 시끄럽기 때문에 바로 이곳으로 내려오니
이정목아래 자기네 일행들을 위한 흉물스런 방향 표시가 저들의 양심과 함께 버려져 있다
물론 회수해 가지고 간 이들도 있었겠지만
빛바래고 훼손된 표시기들은 저렇게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이들에 의해 버려져 내장산 안에 나뒹굴고 있었다
직-백학봉2.4km 후-상왕봉 좌- 순창새재2.4km
이곳에서 상왕봉으로 해서 사자봉이나 운문암으로 내려갈 수도 있지만
백학봉을 거쳐 백암산 최고의 절경지 학바위에 들러 내려가려 백학봉 쪽으로 직진한다
<13:31 산죽터널>
백학봉 방향의 등로에도 어김없이 하얀 종이 표시기들이 등산로를 더럽히고 있다
백암산의 능선은 아주 평탄하다
곧이어 산죽이 가득한 완만한 비탈을 내려가고 4분 후 작은 돌계단을 내려가면 후-상왕봉0.3km 직-백학봉2.0km 이정목을 지난다
이곳부터 백학봉까지는 완만한 등산로로 백암산 산행 중에 가장 편안한 등산로다
<13:41 대암벽>
올려다 보기에도 까마득한 암벽을 우측으로 통과하고
<13:51 백암능선의 멋진 소나무 한그루>
백학봉으로 가는 능선의 우측은 비스듬한 낭떠러지다
백암산 높은 이곳 능선에 온갓 만고풍상을 견디고 청청하게 서 있는 멋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자세를 저리도 낮추고 약수동 계곡 건너 도집봉을 바라보며 서있다
<14:46 백학봉>
소나무를 지나 자리는 좀 불편하지만
계곡건너에 도집봉과 사자봉 사이에 울퉁불퉁한 능선이 모두 보이는 곳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오늘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14:02~14:16)
<14:28> 그저 평범하여 이정목이 없으면 기린봉일줄도 모를 기린봉을 지나고
우측으로 방향을 꺾는 것 이외엔...
우-백학봉1.1,km 백양사 2.9km 후-상왕봉1.3km
이어 2분후에 오늘 처음으로 헬기장을 지난다
4분후 구암사 ㅓ삼거리에서 백양사 방향으로 직진하고
2분후인 <14:36> 백양계곡ㅏ삼거리에서 백학봉으로 직진한다 우-백양계곡1.3km 직-백학봉 후-상왕봉2.0km
몇 차례 내리막 같지도 않은 내리막을 더오면 좌측으로 제법 덩치있는 비스듬한 바위 아래 절벽을 이룬 백학봉이다
작은 공터는 있으나 평범한 능선길 이어서
봉우리 같지도 않아 좌측에 백학봉651m 표시판이 없으면 그냥 스쳐지나갈 백화봉이다
<14:56 학바위>
백학봉에서 5분여를 내려와 좌측에 소나무가 있는 철계단으로 내려서고 다시 5분을 오면
오늘 산행의 압권이고 그 대미를 장식할 학바위다
거대한 암벽으로 올려다 보기도 벅찬 바위 초입 좌측의 날등 끝에서 촬영한 백양사인데 거리가 너무 멀다
백양사에서 바라보면 올려다 보이는 거대한 암벽이 바로 이곳이다
< 날등에서 우측 거대한 학바위를 바라본 모습이다>
바위 상부가 얼핏 사람의 얼굴을 옆에서 본것도 같은 모습이다
촬사진촬영을 끝내고 날등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와 저 계단을 딛고 내려오면 거대한 암벽의 기세에 눌려 내려서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한그루 고목은 거대한 암벽과 맞서려는듯 가지도 치워버린 채 한없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중간에 이정목이 하나 서서 백양사와 상왕봉을 안내하고 있지만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어가 다시 헤어나오기 싫은 이곳의 절경과 웅잠함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15:26 벼랑에서 내려다본 백양사>
계단을 내려와 등로는 좌측으로 방향을 틀지만 언제나 그렇듯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면 늘 욕심이 생긴다
곧바로 좀 높은 암벽을 올라 그 끝에까지 다가가 위험을 무릅쓰고 벼랑 위에서 백양사를 내려다 보았고
<벼랑에서 백양사 완쪽으로 바라본 암반이고>
<벼랑끝 아래 시들한 단풍의 모습도 담아보았고>
<대 암벽의 아랫부분 맨 끝자락이다>
<대 암벽의 윗부분>
<15:40 누워있는 고목>
백학봉의 절경에 취해 한동안 머물다 다시 내리막을 내려가면 우측에 얼마나 오래살아 힘이 들었는지 누워있는 고목 옆을 지난다
<오늘 백암산에서 유일하게 보는 단풍>
갈라진 바위 사이로 흐린 날이지만 역광이 비춘다
단풍도 아름다워 사진촬영을 하고 내려와 보니 바로 영천굴 위다
< 15:45 영천굴>
안내문도 없고 설명을 해주는 이도 없어 그냥 둘러보기만 하였는데
기도하는 흔적이 있는 자연석굴이다
이 굴을 내려와 모퉁이로 돌아가면 바로 약사암이다
<15:52 약사암>
영천굴에서 내려오면 바로 이정목이 있다 후-상왕봉3.2km 백학봉0.8km 직-백양사1.0km
이곳에서 우측 돌계단을 올라 약사암으로 오른다
백암산에서 내려오면서 처음 만나는 암자인데 아주 자그마하다
건물을 보는 것 보다는 절 추녀 위의 암벽이 더 나을것 같다
<약사암 의 은행나무>
<약사암에서 올려다 본 백학봉 암벽>
<15:56 약사암에서 비자나무 군락지로 내려가는길>
자그마한 암자 약사암은 정말 고즈넉한 분위기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 담장 너머로 계곡너머 아래를 내려다보면 시원치 않은 단풍임에도 그 경치가 절경이다
내년에 백양사 단풍이 절정일때 꼭 이곳을 들러보리라 생각하며
약사암 좌측 둥글게 휘어 있는 축대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바자나무 군락지>
약사암에서 백양사로 내려오는 길은 수많은 비자나무들의 천국이다
이곳 백양사 부근의 수많은 난대성 칩엽수인 비자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다
기대했던 울긋불긋한 백암산의 단풍은 떨어져 버린 모습에
다소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하늘높이 솟아 있는 웅장한 학바위를 바라보며
또다른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경이로움에
기대했던 울긋불긋한 단풍의 모습은 아련히 사라지고
오늘 예정했던 산행의 끝 그 마무리로
널찍널찍 시원하게 서있는 비자나무 사이로 수북히 쌓인 낙옆을 밟으며
백양사로 향하는 마음은 그저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16:24 백양사>
바자나무 숲을 지나면 상왕봉 표시판이 있는 포장길이다 후-상왕봉3.7km 백학봉1.3km 영천굴0.5km 약사암0.4km
좌측포장길은 백양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우측길은 운문암을 거쳐 상왕봉이나 사자봉으로 갈 수 있다
아직도 청청한 담쟁이 넝쿨이 가득한 고풍스런 긴 담장옆을 걸어 내려오며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거대한 학바위가 웅장하게 올려다 보인다
좌측으로 쌍계루를 바라보며 백양사 오른쪽 담장모퉁이를 돌아서면
숙종 때 환양선사라는 고승이 백양사에서 설법을 하고 있는데
백양 한 마리가 하늘에서 내려와 설법을 듣고
자신은 하늘의 신선이었는데 죄를 짓고 쫓겨왔다며
죄를 뉘우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하여
백양사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 백양사다.
백양사 주위도 그렇고 고즈넉한 경내의 분위기도 그렇고
전 전주 화려한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던
오늘 걸어온 저 백암산 너머의 내장사 보다는
더 고즈넉하고 은은한 정취가 배어있는 천년 고찰인 것 같다
백양사 대웅전 너머로 웅장한 학바위가 보인다
<백양사 경내>
<쌍계루>
백양사의 12경중 하나인 쌍계루인데
좀처럼 나에게 포토존을 허락하지 않아 불만족스럽지만 조금 멀리에서.....
<16:48 그림자>
백양사에서 매표소까지 약 2km의 길은 피곤한 몸이지만 지루한 줄 모른다
수령 700년 정도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길참나무를 비롯한 수많은 고목들도 그렇고
백양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계곡물이 쉬어가는 넓은 호반의 비친 어느 산봉우리 그림자도 그렇다
<16:56 백양사 입구에서 바라본 학바위>
어떤 사람들은 왜 자꾸 옛 이야기를 하며 뒤를 돌아보느냐고도 한다
그러나 자연과 인간의 역사는 함깨 살아 숨쉰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뒤돌아 볼수록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이 흐릿해 질수록 아쉬워진다
내장사를 출발한지 거의 8시간이 다 되어간다
평탄한 길이지만 발걸음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박물관 옆 감나무에 수많은 감들이 고운 빛을 발하며 주렁주렁 달려있다
그 위에 둥그런 까치집이 왜그리도 반갑게만 보여지는지...
저 까치집의 까치들은 감이 익기를 느긋하게 기다리는지 집을 비우고 없다
늦가을의 저녁해는 금방 저물어가고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백양사 매표소는 가까워 오지만
감나무 위 까치집 너머 학바위를 자꾸 뒤돌아본다
'山行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자산(948.2m)-남군자산(872m)-갈마봉(582.4m) 충북 괴산 (0) | 2012.06.30 |
---|---|
백운산.도마치봉(강원 화천)925m 에서 국망봉(경기 포천)1167m 까지 산행기 (0) | 2012.05.21 |
팔영산 [八影山] 609m 전남 고흥 팔영산 (0) | 2011.11.01 |
남산제일봉(매화산) 경남 합천 (0) | 2011.10.20 |
황정산(959.4).수리봉 (1019m) 충북 단양 (0) | 2011.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