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記

내연산 [內延山]711m 향로봉930m 경북 포항

루이스. 2015. 8. 27. 09:15

내연산 [內延山]711m 향로봉930m 산행기 경북.포항 산행기

 

<산 행 개 요>

포항 천년고찰 보경사(寶鏡寺)를 품고있는 내연산은

문수봉 삼지봉(내연산) 향로봉 매봉 삿갓봉 우척봉으로 이루어진 남 북의 긴능선이

12폭포가 있는 내연산 긴계곡을 만든다

보경사에서 문수봉으로 올라 내연산 북쪽능선을 타고 향로봉에 올라

12복포가 있는 청하골 계곡으로 내려와 보경사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산행이다

 

<< 산 행 기 >>

 

산   행   일  :  2015년 8월 8일 토요일 (맑음)

 

산 행 인 원  :  은신이와 둘이서

 

산 행 코 스  :  보경사 일주문-문수봉-삼지봉-향로봉-시명리-출렁다리-연산폭포-보경사 (09:25 휴식및 식사시간포함)

                    ※산행시작 30분후부터 GPS작동 트랙상세정보에 30분추가

 

 

 

<06:30 구주령(九珠嶺)>

15년전 마니산 산악사고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마니산 산행동지들이 경상북도 봉화에서 다시 뭉쳤다

언제나 암릉에서 우리를 이끌었던 은신이가 공직생활를 끝내고

수 년전에 봉화로 옮겨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봉화에서 내연산 가는길은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구비구비 고갯길을 몇 차례나 넘어야한다

요즘들어 기승을 부리는 영남지방의 8월폭염은 좀처럼 수그러들줄 모른다 

오늘은 또 얼마나 더울까...이미 떠오른 태양아래 골짜기마다 낀 짙은 연무를 구주령 전망대에서 근심스럽게 내려다본다

어제 은신이네 앞마당에 설치한 온도계 수은주는 38˚c을 가리키고 있었다

 

<08:12 보경사 일주문>

세월의 흐름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옹아 칼능선을 종횡무진 오르내렸던 아낙들은 넓고 평탄한 내연산능선에 오르지않고 계곡에서 물놀이나 즐기겠단다

내연산 첫봉 문수봉에 오르자면 보경사 일주문으로 들어가 해탈문 앞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지불해야한다

일주문 앞에서 보경사로 들어가지 않고 우측포장도로로 들어선다  

이미 수 년전부터 경로혜택을 받고있지만 오른쪽길을 택한 것은 좀더 다양한 내연산의 등산로를 숙지하기 위해서다

 

<08:27>

보경사 일주문에서 우측길로 들어서면 바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는다

여느때 같으면 아직 일과시간 전인데 시멘트 포장도로는 벌써부터 후끈후끈 달아오른다

첫번째 입산금지 표시판을 지나 두번째 입산금지 표시판에서 사령고개까지 가는것 을 참지 못하고 

철조망 구멍 사이를 뚫고 들어가 희미한 등로로 들어선다   

 

<08:45>

좀처럼 수그러들지않는 포항지방의 폭염 속에 희미한 급한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사령고개에서 올라오는 넓고 평탄한 등산로와 만난다 (08:35)

좌측의 노란 물탱크를 지나(8:43) 넓은 등로는 작은 초소같은 건물에서 급격하게 좌로 방향을 틀며

좌측 철조망에 많은 산행리본이 매달린 곳을 지난다

 

<09:12 문수암삼거리>

향로봉 가는 능선은 참으로 넓고 경사도 거의 없다

보경사에서 일주문으로 들어가 문수암을 거쳐 능선에 오르면 이곳으로 오른다

청청한 커다란 소나무가 능선 곳곳에 하늘 높이 치솟아있어 폭염 속에서도 청량감이 절로 느껴진다

 

<09;16 삼거리>

산행표시리본이 많이 달리고 길이 넓어 무심코 걷다보면 표시리본이 많이 달린 좌측길로 들어서기 십상이다

우측 나무에 걸어놓은 향로봉 표시판을 잘 살펴보고 우측 좁은길로 들어선다  

 

<09:36 문수봉>

작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데 이 무더위에 그늘이 전혀 없고 전망도 전혀 없다

이곳에서 오늘 처음으로 무더위 속에서 여성 등산객 두 분을 만났다

 

<09:54>

이제부터는 길을 헷갈리거나 잃을 염려도 없다

등로에 설치된 이정목을 따라가면 향로봉을 거쳐 보경사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더운데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오히려 사족이 될 수도 있다

 

<09:57>

 

<10:09>

 

<10:14>

 

<10:26>

굵고 높은 나무는 무더위에 지쳐가는 등산객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자연의 신선함을 선물한다

비실비실 흐느적거리며  걸어오다 그늘 아래로 들어가면 더위로 혼미했던 정신이 맑아오며 두 눈도 또렷해진다

 

<10:33>

작은 헬기장으로 되어있고 조망이 전혀 없고 그늘도 없다

 

<10:58>

정오에 다가갈수록 점점더 열기를 뿜으며 기승을 부리는 8월 폭염도

내연산 푸른 숲속에서는 한풀 꺾인다 

바라만 보아도 신선한 푸른 초목이 작은 능선따라 시원하게 펼쳐져있다

 

<11:20>

이제 좌측으로 향로봉이 푸른 나무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기 시작한다

 

<11:26>

 

오늘 산행에서 마음이 가장 흡족했던 곳이다

윤기 돌고 청청한 푸른초목은 넓은 산등성이에서 녹색의 향연을 펼치고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선 작은 실바람마저  불고있다  

푸른 초목 사이 평평한 등산로는 오르내림이 거의 없지만 푸르고 푸른 긴 풀잎은 푸른방석 만들며 우릴 그늘에 주저앉힌다

두 여성분은 오늘 처음으로 문수봉에서 만난 분들이다

 

<12:23>

향로봉을 들르지 않고 바로 내연산 12폭포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다

향로봉으로 향한다

 

<12:24 향로봉>

평평한 넓은 능선같아 오르는 줄도 모른채 오른 곳이 향로봉이다

정상은 넓고 평평한 헬기장인데 조망이 거의 없고 시원한 그늘도 없다

사정없이 내리쬐는 포항지방의 8월폭염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표시석 짧은 그림자는 목마름에 타는 갈증을 더욱 느끼게 한다 

 

<13:03 매봉삼거리>

그늘 없는 향로봉 뙤약볕을 피해 서둘러 시명리 가는 길로 들어서

시원한 그늘 속에서 점심식사를 끝내고(12:58) 매봉삼거리를 지난다

 

<13:23>

시명리로 내려가는 고메이등은 무척 가파르다

다른 산 일반등산로와 별 차이는 없지만 향로봉까지 넓고 평평한 길만을 걸었기에

내리막이 더 급하고 미끄럽게 느껴진다

 

<13:29>

 

<13:59 시명리>

시명리는 향로봉에서 1시간 정도 내려오면 된다

화전민이 살던 곳이었는데 1970년대에 화전정리사업으로 화전민이 모두 떠났다는 안내문이 물없는 계곡 옆에 이정목과 함께 서있다

곳곳에 축대와 작은 집터 흔적들이 남아있어 힘들고 고달프던 화전민들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4:00>

물이 거의 없는 계곡을 건너 화전민이 거주했던 집터 축대 옆을 지나 작은 오르막을 오른다

바로 보경사 향하는 이정목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내연산 계곡으로 들어선다

 

<14:36>

이제부터 보경사까지 내연산 여름산행의 백미 계곡산행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계곡 물가를 걷는 것은 아니다

대략 1시간 반정도 계곡우측사면을 걸으며 밑에서 들려오는

물흐르는 소리만을 들으며 은폭포 가까이 와서야 비로소 물가를 걷는다

시명리에서 출발한 후 7분여를 오면 우측 내리막으로 시명폭포를 가리키는 표시판이 있다

시명리에서 계곡을 건널 때 흐르는 물이 별로 없어 구태여 150m나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

"물이 없는 폭포는 폭포가 아니다" 애써 외면하며 그냥 지난다 (14:07)

 

(14:21) 이번에는 등로 좌측 윗쪽에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입구에 실폭250m표시판이 서있다

내려가는 시명폭포도 그냥 통과하였기에 올라야할 오르막 실폭포는 모른척 지나간다

 

<14:37>

계곡사면을 걷기 때문에 이런 너덜지대도 지난다

 

<14:46>

한참을 걸어도 물가를 걷지 못하다 우측계곡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길이 보여 이곳으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은신이와 헤어져 산행을 다 끝낸 보경사에서도 끝내 은신이를 만나지 못했다

한동안 족적없는 내연산 계곡을  홀로 걸어보다 더 전진할 수 없어 다시 등산로로 올라왔다

 

<15:20>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에 다리를 건너지 않고 우측 암반으로 내려가며 바라본 보경사 방향 계곡

 

<15:22 출렁다리>

이제부터 물이 흐르는 계곡을 바라보며 걷고 시원한 물에 손 담글 수 있다

공공시설물 이용에 무개념인 다리 위의 저 사람은 자신의 일행들이 다리 중간쯤에 이르자 마구 출렁다리를 흔들어댄다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출렁다리는 정비례하여 더욱 세차게 흔들리며 저 남자의 환호성도  커진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며 편히 건너라 설치한 다리 위에서 자연과 맞설 수 없는 나약한 사람들의

어쩔수 없는 공포와 두려움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만끽하고 있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속성과 공공시설물을 아낄 줄 모르는 저 남자의 무개념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무덥고 급경사 미끄러운 숲길에서 내연산 계곡이 그리웠으나

계곡에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무개념의 사람들로 마음은 더더욱 더워진다

보경사는 차츰 가까워지고 있지만 차라리 힘들었던 고메이등 숲속이 그리워진다 

 

<15:38 은폭포>

점점 많은 사람들이 겨우겨우 흐르는 계곡 물가에 보인다

사정없는 8월폭염 속에 겨우겨우 흐르는 내연산 계곡물도 허덕인다

애처롭도록 가물가물 흘러내리는 은폭포 아래서 미지근한 계곡물에 손 담그는 어린아이는 그래도 즐겁다

 

<16:16 연산폭포 상단 암벽에서...>

보경사가 가까워 올수록 더위에 지친 몸은 더 흐느적거린다

보경사는 아직도 4km 남았고 태양은 서쪽 하늘에 걸렸어도 식을 줄을 모르고 작열하고 있다

어차피 늦어지고 혼자인 것... 또 언제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 것인가

낯선 바윗길을 더듬어 연산폭포 위로 올랐다

 

<위에서 내려다본 연산폭포>

 

<연산폭포전경>

 

<연산폭포 전망대 다리>

연산폭포 위에서 내려다보면 연산폭포 전망대 가는 다리도 이리 이쁘다

 

<16:20 >

연산폭포 위 암벽에서 내려와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관음폭포다

 

<16:22 관음폭포>

웅장한 암벽사이로 내리꽂는 관음폭포도 오늘은 겨우겨우 흘러내린다

연산폭포 전망대로 향하는 다리가 올려다 보인다

 

<16:26 연산폭포>

내연산 12폭 중에서 가장 웅장한 폭포인데

가뭄끝 폭염에 눌린 내연산 폭포들은  하나같이 수량 부족으로 폭포라는 명맥만을 유지하듯 겨우겨우 애처롭게 흘러내린다

 

<연산폭포하단>

 

<연산폭포 전망다리에서...>

 

<16;45 보현폭포>

워낙 작은 수량으로 떨어지는 보현폭포는 바위 뒤에 숨어있다

더 다가가지 못하고 등로로 되돌아 오는데 전화벨이 심상치 않게 울린다

은신이는 내려온지 한 시간이 되었는데 도대체 아직까지 뭐하고 안내려오느냐 걱정하고 

나무라다 못해 빨리 내려오라 호통치는 쩌렁쩌렁한 아내 목소리에 

다급해진 마음은 서둘러 보경사로 발길을 재촉한다 ....

 

<16:49 상생폭포>

바삐 보경사로 내려가도 이미 아내의 비위를  건드렸기에 그 후환을 막을 수가 없고 뛰어도 소용이 없다 

상생폭포 상단으로 올라가 상생폭포를 내려다 보았다

 

<상생폭포>

 

<17:15 보경사>

산행시작 9시간 30분만에 보경사로 내려왔다

7시간 30분정도면 가능한 산행을 2시간 더 걸려 끝냈다

더운 탓도 있겠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이고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체력적인 한계를 실감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하고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보경사 경내로 들어선다

 

 

 

 

 

<17:33 보경사 해탈문>

보경사 해탈문을 나서면 아침에 출발했던 일주문이다

급한 오르막도 별로 없고 위험한 암릉을 오르내리는 위험구간도 없었지만

그 어느때 보다도 힘든 산행이었다 

계곡물이 적다는 핑계로 몇 군데 폭포도 그냥 지나쳐 훗날의 숙제로 남겼다

내년...아니 빠르면 올 단풍이 곱게 물들때

그땐 내연산 남능 우척봉으로 올라 남은 숙제을 풀겠다 다짐하며 해탈문을 나선다

 

<산행 후에>

보경사 일주문을 나가도 보경사 경내에서 기다린다던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니산 산행동지들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알고있다

더위에 허덕이며 열시간 가까이 산행을 하는 것 보다

시원한 그늘 아래서 두 시간을 기다리는게 더 힘든 일임을.....

그래서 근처 해수탕에서 다시만난 마니산 산행동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그날 저녁식사 대금을 서슴없이 부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