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記

불곡산에서....

루이스. 2018. 10. 30. 10:38

원래 10월27일(토요일)은 통진나루산악회 김덕경후배와 함께

도봉산 여성봉에서 사패산까지 산행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일기예보에서 27일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기온도 급강하겠다 엄포를 놓는 바람에 산행계획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계획이 미루어졌으니 한가한 주말을 보내리라 

느긋하게  아침을 맞이하니 별로 춥지도 않고 바람도 없다

요즘 만상홍엽 짙게 물든 산하의 가을정취를

그냥 집에서 빈둥빈둥 흘려 보낸다는 것은 마음이 허락치 않아

서둘러 배낭을 짊어지고 양주 불곡산으로 향한다

 

김포대교를 건널때 제법 밀리던 차량은 사패터널에서는 접촉사고로 아예 정체다

터널속 지루함을 음악으로 달래며 12:20겨우겨우 양주시청에 도착했다

지난 여름 폭우 퍼붓고 지나간 뒤에야 호우 주의보를 발령하던 기상대 예보대로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고 있었지만

시청 주변 작은 단풍나무의 고운빛에 마음이 밝아지고 

청사안에 깨끗한 등산객 전용  화장실을 설치해 놓은 양주시청의 여유로움에 

고마움과 흡족한 마음으로 시청옆 등산로 계단으로 오른다

 

<13:22 전망대>

 

불곡산은 470m의 작은 산이지만 산행초보자는 산행하기 까다로운 산이다

지금은 곳곳에 데크계단을 설치하여 왠만하면 누구나 산행을 할 수 있지만

산행이 어렵고 위험한 곳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어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양주시청 부터 정상까지는 여유로운 등산로다

느긋한 오르막과 작은 내리막 두어번을 내려섰다 첫번째 데크계단을 만나면 비로소 시야가 트인다

멀리 의정부시내와 사패산 도봉산주능과 북한산이 보인다

 

<13:25>

 

첫 번째 데크계단을 올라서 처음으로 능선에 이르면 불곡산 정상이 앞으로 보이는데

거센 산 바람과 기온 급강하로  손이 시렵다

서둘러 방풍자켓을 꺼내 입고 데크계단이 보이는 정상을 바라본다

 

<대교 아파트 뱡향>

 

 

 

불곡산은 거의가 성깔 있는 암능에 암반투성인 바위산이다

단풍나무도 거의 없다

멀리 순하게 보이는 다른 산에 비해 불곡산 가을 단풍도 성깔있게 붉은 색으로 단조롭다  

 

 

<13:35 펭귄바위>

 

정상 바로 직전 암벽을 계단으로 오르다 보면 우측에 펭귄바위가 서 있다

 

<13:38>

 

불곡산 정상을 오르려면 전에는 저 사다리를 밟고 올랐으나 지금은 정상까지 데크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13:41 상봉(불곡산 정상)>

 

거센 바람과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정상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도봉산.삼각산(북한산).

 

춥지만 쾌청한 날씨덕분에  시계는 좋다 남서쪽 멀리 도봉산 삼각산이 또렷하게 보인다

 

 

 

양주시청에서 저 긴 능선을 타고서 이곳 정상에 올랐다

 

 

북쪽으론 오늘 오를 예정인 임꺽정봉이 보인다

추운날 정상에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 서둘러 임꺽정봉을 향해 정상을 내려서는데

여등산객 한 분이 나를  불러세우더니 내 스틱을 유심히 살핀다.

잠시후 미안하다며 스틱을 깜빡 잊고  정상에 놔뒀는데 없어졌단다

몇 분 지나지 않았기에 양주시청 방향으로는 내려간 사람이 없으니

임꺽정봉 방향으로 빨리 가 보라 일러주고 정상을 내려선다

 

<임꺽정봉 가는길>

 

정상에서 임꺽정봉을 향하는 길은 데크계단이 설치되어있다

수도권 인근에 작은 불곡산이지만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까탈스런 산이어선지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이다

임꺽정봉 가는 계단에 각각의 많은 산악회안내 리본들이 불곡산의 유명세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13:59 상투봉>

 

상투봉 향하는 도중 급경사 내리막 직전에서 정상에서 스틱을 잃어버렸던 여등산객을 다시 만났다

보란듯이 스틱을 내밀어 보이며 도움을 주어 고맙다며 왜 산에서 남의 물건을 가져 가는지 모르겠단다

 

山이건 속세건 내 것이 아니면 탐하지 말고

내 노력없는  대가는 바리지도 말라

산에서 남의 것을 혼자 봤어도 그냥 그자리에 두어라

주인이 다시 와서 가져갈 것이다

설사 주인이 다시 오지 않더라도 그것은 네것이 아니다

 

임꺽정봉 가는길에 상투봉은

불곡산의 아름다운 암능모습을 모두 조망할수 있는 곳이다

 

 

<상투봉에서 바라본 정상>  

 

 

<상투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임꺽정봉 가는 암능>

 

불곡산 산행에서 가장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곳이고 경관이 좋은곳이다

찬 바람 무릅쓰고 이곳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는 사이

갑자기 휘몰아친 광풍에 20년 넘도록 애지중지 아끼던 나의 검정색 모자가 한 마리 매처럼 하늘높이 날더니

멀리 불곡산 아래로 날아가 버렸다

 

굳이 돈으로 따진다면야 대수롭지 않은 한낱 검정색 등산 모자에 불과하나

20년 넘도록  나와 함께 고락을 함께했고 사고 싶어도 지금은 살수도 없는 물건이기에

아쉬움속에 미련이 남아있다   

 

<14:18 생쥐바위>

 

모자 날린 암능지나 임꺽정봉 가는 길은 계속 암반암벽을 오르내린다

밧줄에 난간.사다리등 안전시설물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으나

작은봉우리 하나를 넘고 또다른 봉우리 하나를 넘으려면 조심해서 넘어야 하고 힘도 든다

우회로를 택하지 않고 험난한 바위능선길을 고집하면 생쥐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대개는 생쥐바위를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14:27

 

생쥐바위 봉우리에서 내려와 내려온 곳을 돌아보았다

 

<14:29 임꺽정봉 >

 

가야할 임꺽정봉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14:29>

 

이 밧줄을 타고 내려가고

 

<14:40>

 

다시 이곳을 올라야 하는데 안전 시설이 있지만 그래도 낑낑거리며 힘들게 올라야 한다

 

<14:42>

 

 

<14:42>

 

어느 산에서건 힘들여 올라오면 반드시 뒤를 돌아본다

까탈스런 암벽을 올라와 불곡산 정상을 바라본다

 

<14:48 물개바위>

 

암벽을 올라오면 좌측에 크게 입벌린 물개바위가 힘들여 오르는 등산객을 맞이한다

 

<14:51 악어바위능선 갈림길>

 

임꺽정봉을 가려면 안전시설이 설치된 암벽으로 오른다

악어바위를 보러 악어바위 능선으로 가려면 암벽은 거들떠 보지도 말고 직진해야한다

악어바위를 갔다가 임꺽정봉을 가려면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서 암벽으로 오른다

추운날 불곡산 악어를 만나러 이곳에서 직진한다

이곳부터 시작되는 악어바위능선이 불곡산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14:53 공기돌 바위>

 

삼거리에서 조금 오면 바로 우측에 공기돌 바위를 만난다

그닥 특징이 있는 바위는 아니다

공기돌 바위라고 하니 담아왔다

 

<공기돌 바위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오히려 공기돌 바위에 올라서 임꺽정봉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경관이 좋다

 

<공기돌 바위에서 바라본 단풍>

 

성에 차지 않는 불곡산 단풍이지만 그래도 공기돌 바위에서 내려다본다

 

<15:01 코끼리 바위> 

 

공기돌 바위에서 조금을 내려가면 바로 우측에 코끼리 바위가 나온다

보는 각도와 촬영하는 거리에 따라서 코끼리와 좀 다르게 보일수 도있다

 

<15:04>

 

악어바위 가는 길에도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조심해서 내려가지 않으면 옆으로 추락의 위험이 있는 곳이다

결빙기에는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15:08 악어바위>

 

좌측 커다란 암벽에 악어 한마리가 붙어있는 것이 보인다

어쩌다 만들어진 바위인지 생김새며 표정까지도 정말 살아있는 악어와 흡사한 모습이다

 

 

사진을 돌려보았다

 

<15:20 점심식사>

 

거센바람이 휘몰아쳐도 포근한 산자락은 어느 곳에나  있다

내 모자를 하늘 높이 날려버린 강풍에도 바람 한 점 없는 아늑한 곳에서 넘어온 정상을 바라보며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15:37 임꺽정봉>

 

점심식사를 끝내고 다시 악어능선 삼거리로 되돌아와 암벽을 오르면

오늘 마지막으로 오를 임꺽정봉이 보인다

 

 

<뒤돌아 정상을 바라본 모습>

 

 

<15:48 임꺽정봉>

 

다시 잠시 작은 .안부로 내려섰다가 오늘 산행에서 마지막으로 안전시설이 설치된 암벽을 낑낑거리며 올라오면 임꺽정봉이다

 

<임꺽정봉에서 바라본 불곡산 한북정맥>

 

 

화천 수피령에서 시작된 한북정맥은 앞에 커다란 대암벽을 타고 내려가 

끝봉에서 좌측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대교아파트방향으로 내려가 사패산으로 향한다

 

<15:51 급경사 내리막>

 

임꺽정봉에서의 내리막은 급경사 내리막이어서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미끄럼에 주의하여야 한다

오늘 처음으로 단풍나무 한 그루를 만났는데 그나마 모두 말라버린 모습이다

 

<15:56 불곡산 한북정맥 삼거리>

 

청엽굴고개에서 올라온 한북정맥은 이곳에서 불곡산 정상을 향하지 않고

급격하게 우로 방향을 틀어 대암벽을 타고 내려가 사패산 도봉산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한북정맥을 타고 북진하여 샘내고개까지 갈예정이나

남진하는 한북정맥 따라 대암벽을 타고 내려가 다시 한북정맥 능선사면을 거슬러 샘내고개로 향한다

 

<15:57 대암벽에서>

 

작은 산이지만 이제 불곡산 능선 종주 산행을 가을 추위속에 거의 끝내간다

대암벽 전망대에서 임꺽정봉을 바라본다

명산이 뭐 별건가...

멀리서 봐서 아름답고, 다가가서 아름답고, 들어가서 아름답고, 거기서 바라본 조망도 아름다우면 명산이지...

아마도 그건 바로 불곡산이 아닌가 싶다

 

<16:02 대암벽>

 

 

 

20년 하고도 훨씬 전쯤 오금저리며 밧줄에 매달려 이곳을 내려오던 추억이 감회롭다

밧줄없는 오늘은 수직계단을 밟으며 내려왔다

대암벽을 꺾어지르며 설치한 가파른 수직계단 따라 조심해 내려오는 동안 

이직까지도 지칠줄 모르고 불어대는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밧줄 타던 그때보다 더 두렵다

 

<16:13 군시설물>

 

대암벽을 내려가 샘내고개를 가려면 다시 올라와 한북정맥삼거리에서 북쪽으로 가야한다

아찔한 계단을 다시 올라간다는 것은 힘도 들거니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맥 능선 사면을 거슬러 낙엽으로 덮힌 옛길을 더듬어가며 다시 한북정맥능선으로 올라 샘내고개로 향한다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철조망이 쳐진 군사지역이다

안내판이 설치되어있어 우회를 유도하고 있으나

그대로 직진한 흔적이 있어 철조망을 우회하여 그대로 직진한다

 

 

<16:14>

 

군사지역으로 들어와 시야에서 막 사라지려는 불곡산의 모습을 끝으로 바라본 모습이다

 

<16:45>

 

무사히 군사지역을 통과해 청엽굴고개에서 한북정맥을 따라 샘내고개로 향한다

청엽굴고개에서 샘내고개로 가는 길은 이리도 넓고 평탄하다

 

 

넓은산길 낙옆위에 또하나의 오솔길이 생겼다

 

<17:11>

 

이제 서서히 어둠이 드리우기 시작하고

떨어진 낙엽은 가을을 재촉한다

평소에 세 시간 남짓이면 이곳까지 걸었는데....

오늘은 4시간을 훌쩍 넘겼다

 

 

 

<17:13 덕계동 리치마트>

 

스틱을 접고 덕계동 리치마트 울타리 따라 3번국도로 나가는 길목에

불곡산에서 보지못한 탐스런 단풍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