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記

안산(鞍山)1430m .12선녀탕계곡 산행기 <강원도 인제>

루이스. 2013. 10. 15. 20:29

안산(鞍山)1430m .12선녀탕계곡 산행기 

 

산   행   일 : 2013 10 13 일요일 (맑음)

산 행 인 원 : 통진나루산학회 곽교신회장외 29명

산 행 코 스 : 설악산 장수대탐방지원쎈터-대승령-안산갈림길-십이선녀탕계곡 안산갈림길-안산-십이선녀탕계곡-남교리

                  (Gpx산행거리 12.4Km  06:49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산행개요>

설악권이 시작되는 단목령에서 점봉산을 넘어온 백두대간은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삼거리로 올라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끝청.중청을 지나 대청봉을 향한다

중청에서 시작된 서북능선은 끝청.귀떼기청봉을 지나 대승령 - 안산까지 이어진다

8km에 달하는 12선녀탕계곡은 설악 안산의 우측계곡이고 좌측계곡이 옥녀탕계곡이다 

남설악과 설악을 가르는 44번국도 장수대탐방지원쎈터에서

대승령으로 올라 십이선녀탕계곡에서 안산으로 오르고

다시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와 남교리로 내려오는 산행이다

 

<< 산 행 기 >>

 

<09:09 장수대탐방지원쎈터>

지난해 흘림골산행 때와 같이 예상보다 일찍 장수대에 도착했다

단풍시즌이라 이곳까지 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차량흐름이 순조로웠고

강변역에서 승차해야할 회원이 전회원의 빠른 이동을 위해

설악의 반대방향 도봉에서 고촌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역주행 한 결과다

 

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북적이는 북새통에

준비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승령으로 향한다

 

<09:31 전망대>

장수대탐방지원쎈터 초입에서 얼마 안가면 친절하게도 바로  나무계단이다

기상청에서 오늘 이곳 설악의 날씨는 다소 쌀쌀할 것이라 했는데

가리봉쪽을 뒤돌아 보면 엷은 안개가 끼어있어 쌀쌀한 날은 아닐것 같다

나무계단을 오르며 차츰 고도를 높이면 바로 좌측으로 설악의 진면목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설악 곳곳의 웅장한 암벽들의 모습이 이곳에서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좌측 첫번째 전망대 앞의 모습이다

 

<09:42 대승폭포>

가파른 계단을 땀 흘리며 올라오면

구룡.박연폭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다

엄청난 높이에서 간신히 쏟아지는 가는 물줄기가 애처롭게 보인다

 

갸날픈 물줄기만을 볼 것 같으면

차라리 웅장한 기암 속에 묻혀 가늘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는것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대승령으로 향하는 등로의 단풍인데 설악단풍의 명성과는 영~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올해는 예년에 없었던 화려하고 고운 단풍이 물든다고 했는데....

 

<10:27 대승령>

넓고 편한 등로를 쉽없이 부지런히 올랐다

몇 년 전부터 별러왔던 안산을 오르든 오르지 못하든 선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적어도 오늘 산행의 1시간30분정도를 벌려야 안산을 다녀 올수있다 

흐르는 땀 훔치며 대승령에 올랐더니 25회 김덕경이 먼저 올라 앉아서 쉬고 있다

바로 뒤이어 19회 김승경도 올라온다

지난 일이지만 19회 김승경을  알아보지 못했다

19회라는건 물론이고 나루회원인 것 조차도....

 

과일로 간식을 하고

이곳에서 나루본진을 기다려야 한다는 덕경에게 더 가자며

공원입구(남교리)방 좌측으로 내려간다 

 

<10:55 안산삼거리>

드디어 문제의 안산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이정목 맞은편 공터에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있어 어수선하다

이곳에서 안산 가는 길은 밧줄로 막아 놓았다

 

밧줄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혹 안산가는 길로 사람이 들어가지 않았는가 물어보니 한 명도 가지 않았단다

친절하게도 요즘 단풍철이라 단속이 매우 심하니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며

단속횟수에 따라 전기요금처럼 사정없이 누진되는 과태료 액수까지 알려준다

 

바로 김승경도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나루냐 물으니 그렇단다

맙소사~!!

좀전 대승령에서 김덕경과 오이를 나누며 나룬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또 그는 나는 달지 않은 나루산악회표시도 배낭에 달고 있었는데....암튼 참 쑥스러웠다

그래도 지금 이순간 나에게 제일 중요한건 안산을 가느냐 마느냐다

 

꽤 오래전에 이곳을 통해서 안산에 갔었다

물른 그때도 출입금지지역이었지만 그땐 모든게 느슨했었다

설악의 용아정성이고 어디고  출입금지구역을 맘놓고 드나들었다

이곳에서 안산으로 들어가며 험준한 천길 낭떠러지 기암 곳곳을 수놓던 붉은 단풍을 지금도 잊지못한다

설악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는 용아의 붉은 단풍도 내 기억으론 이곳만 못하다

지금까지 그때 모습이 생생한 것은 그 절경을 카메라에 담아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세살박이 어린아이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촬영이 가능한 세상이지만

빛바랜 등산복에 낡은 배낭 짊어지고 산행하던 그때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안산으로 갈수는 없다

산에 욕심이 많은 김덕경은 멈칫하고

금방 얼굴을 익힌 김승경은 과묵하게 묵묵부답이다

안산을 포기하고 공원입구(남교리)이정목 따라 직진한다

 

<11:18 십이선녀탕 계곡 가는 길에. ..>

삼거리에서 조금 가면 남교리 가는 길은 좌로 휘어지며 토사방지용 나무계단을 내려간다

나뭇가지 사이로 사다리보다도 더 심한 절벽의 안산 모습은 마음 다지고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가는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심술나 억지로 고개 돌리며 꽤 오랜만에 찾아온 나를 외면하는 듯한 모습에 마음이 점점 심란해진다

 

<11:26 고사목>

토사방지 나무계단을 다 내려와 잠시 지나면

작은돌로 바닥을 다듬어 놓은 등로 옆에 특이한 고사목이 눈길을 끈다

몇 백년을 살다 죽어서 또 얼마나 오랫동안 서있었는지...

쉽게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고사목은 오늘도 무심히 지나는 등산객을 지켜보며 서있다

 

<11:35 점심>

고사목에서 얼마 내려가지 않으면 물이 흐르는 계곡에 닿는다

십이선녀탕계곡에 들어선 것이다

계곡 건너에 서너댓명 앉을 수 있는 평탄한 곳이 있어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계곡을 건넜다

건너고 보니 몇 개의 럿셀리본이 너덜지대 안산가는길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심술난 안산은 그래도 나를 부른다

점심이 맛있고 사과도 달다

 

점심식사를 하며

이 길이 바로 안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빨리 갔다오면 두시간이 안걸린다

단속도 이곳에선 안할 것 같고....

 

별로 말이 없던 김승경이 마침내 입을 뗀다

밧줄 쳐진 안산삼거리부터 내심 얼마나 기다렸던 말인가,..

김승경도 안산엘 가고 싶단다....

 

<12:33 주목>

식사후 스택끈을 바짝 조이고 둘이서 안산을 향해 너덜길을 오른다(12:05)

이끼낀 너덜오르막은 수월한 등로는 아니지만 길은 뚜렷하다

나루의 후미보다 늦게 남교리에 도착하지 않으려 사력을 다해 오른다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맺히고 숨소리는 거칠어진다

10분도 채 안돼 너덜오르막은 끝나고 경사진 사면을 거슬러 능선에 올라 평탄한 오르막을 오르면

좌측에 늙어 자라지 못해도 결코 등굽지 않은 늙은 주목 한 그루가 잡목 사이에 홀로 외롭게 서있다

 

 

살아서 千년... 죽어서도 千년 이라는 주목

긴 세월 만고풍상을 이겨내느라 온몸이 저리 해져 있어도

앞으로 이곳을 지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저 주목에 앉혀줄 수 있을까...

 

<12:41 또다른 주목>

늙은 주목을 지나 4분여 오르면 작은 공터가 있는 안산오르막 직전의 ㅓ삼거리다

선명한 좌측 내리막길은 밧줄 쳐진 안산삼거리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직진 오르막은 첨예한 안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곳부터는 급한 오르막에 까칠한 바위들로 요주의 구간이다

큰 어려움은 없지만 행여 단속에 걸리지나 않을까 급하게 서두르면

바위에 다칠수도 있어 기왕 여기까지 왔다면 느긋하게 오르는 것이 좋다

바위 하나를 잡고 올라서면 우측에 청청하고 커다란 주목이 한 그루 있다

 

<12:44 안산직전 조망대>

오르막 양쪽에 바윗길을 비집고 오르다

좌측 커다란 암벽을 돌아가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험준하고 웅장한 안산 일대의 기암들의 모습이 나타나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장수대에서 올라온 대승폭포는 저 앞능선 뒤에 있다

 

<올려다본 안산>

우측 맨 위가 안산정상이다

안산은 우측으로 돌아 올라간다

 

<고양이바위>

안산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양이 바위다

멀리서 보면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 고양이바위라고 한단다

 

<고양이 바위일대>

 

<12:49 안산>

오늘 산행의 압권 안산정상이다

함께 오른 19회 김승경은 안산정상의 화려한 절경에 흐뭇해 하고 있다

표시석은 없고 삼각점이 있다

 

<가고 싶었어도 못가본 가리봉>

정면으로 장수대 맞은편에 있는 남설악의 가리봉이다

우측에 삐죽한 봉우리는 주걱봉이다

 

<끝청>

맨 우측에 귀떼기청봉이 가까스로 보이고

뒤에 끝청봉이 보이는데 솔직히 중청 대청이 어느 것인지 집어낼 수 없다

보이는 지도 알 수 없고

그냥 넓은 의미로 대청중청 부근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치마바위>

우측 치마바위 능선의 치마바위 모습이다

 

안산에서 우측 뒤의 거대한 암벽

 

<12:57 고양이바위 부근>

안산에서 되돌아오며

언제 다시 이곳에 올지 모른다

어쩜 영 다시 못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꾸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벼르고 별렀었는데도 10년이 훨씬 넘었기 때문이다

 

또 자꾸자꾸 뒤돌아 보아도 아쉬움이 남는 까닭은

그 옛날 밧줄 쳐진 삼거리에서 안산으로 들어섰을 때

이곳을 바라보며 안산의 황홀경에 넋 잃었던 그 모습이 그리웠기 때문이기도 한다

이곳에서 바로 삼거리로 내려가면 그때 그 모습을 다시 볼수도 있으련만

이제 욕심은 그만 부리자

오늘 이만큼도 크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생각하고 내려가자...  

 

발걸음이 빨라진다

 

<13:50 고목>

안산에서 내려와 대승령쪽 안산삼거리 가는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늙은 주목을 다시 지나고

허겁지겁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내려오니 나루는 한 사람도 없고

다른 등산객들이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13:23)

 

마음이 급해진다

이제 오르막이 없는 계곡 산행이라 산행 속도를 배가하여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을 헤치며 비스듬히 누운 고목 옆을 빠르게 지난다

 

<13:58  폭포>

오늘 처음 만나는 폭포다

두문폭포가 아닐까....?

쉼없이 정신 없이 이곳까지 달려 왔어도 나루는 보이지 않는다

 

행여 나루가 아닐까

유심히 살펴보지만 멀리 보아도 낯선 이들 뿐이다

그나마 함께 이곳까지 달려온 김승경도 보이질 않는다

사진을 촬영하는 사이 먼저 앞으로 갔기 때문이다

 

 

기왕에 이렇게 된것

좋은 추억은 많이 남기고 싶고

아쉬움은 남기기 싫다

지금까지 줄곧 워킹만을 위한 등산화를 신고 산을 다녔다

그나마 지금은 바닥도 많이 닳았다

좀 미끄럽겠지만 계곡바위로 내려가 후회하지 않을 추억을 담고 싶다

 

 

 

 

때론 가파른 절벽을 급하게 쏟아져 내리고

균형 이루려 하는 곳에선 천천히 흐르며

얼마나 긴 세월을 끊임없이 흘렀기에 

단단한 화강암 덩어리도 저리 반들반들 닦아 놓았을까....

 

 

 

<14:17>

십이선녀탕계곡 반석 위에 흐르는 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하늘을 향해 치솟는 암벽에 꽂힌 작은 나무들도 아름답다

 

<14:18>

아래서 올려다 보니 철계단은 정체다

가봐야 언제 내려갈지 알수가 없다

계곡을 건너 다니며 추억을 담는다

 

 

 

 

<14:31 복숭아탕>

그래도 철계단을 피해 조심스럽게 반석을 오르내리며

복숭아탕에 도착하여 옆의 암반으로 올라 내려다 보았다

 

<14:33>

복숭아탕 조망대에서는 성에 차지 않는다

다시 암반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와 좀더 가까이서 복숭아탕을 담아보았다

 

 

 

 

 

 

 

<14:41>

이곳이 아름다운 복숭아탕의 끝이다

아쉬움에 하늘 끝에 걸린 복숭아탕 위의 거대한 암벽을 바라보고

계단으로 올라와 남교리로 향한다

 

<14:45 작은 계류>

추억을 많이 담았다는 흐뭇한 마음으로

다시 등로로 올라와 속도를 낸다

바로 복숭아탕 아래 다리를 건너는데 김승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계곡으로 내려가 사진촬영을 하는사이

30분이 넘도록  나도 모르게 나를 기다려준 김승경이 정말로 고맙다

 

기다려준 고마움이 있으니 쉬엄쉬엄 갈수가 없다

힘은 들지만 마음이 고맙고 즐거우니 부지런히 걷게 된다

작은 계류에서 흘러나온 맑은 물이

작은 폭포되어 십이선녀탕계곡으로 흘러내리고 있는 곳을 빠르게 지난다 

  

<15:51 남교리>

안산에서 계곡으로 내려와

지금까지 나루는 한명도 만나지 못하였으니

나와 김승경이 후미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발걸음이 더 바빠진다

 

앞서가는 이들을 추월하며 부지런히 내려온다

계곡모퉁이를 돌아 부지런히 내려오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얼마나 반가운지...

나루의 사진작가 임성연이다

 

초등학교는 각각 다른 곳을  다녔고

한때는 마송에서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적도 있었지만

내 평생에 임성연이 이렇게 반갑고 고마운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암튼 정말 고맙고 반갑다

 

앞에간 나루회원들도 불과 10여분전이란다

한결 발걸음이 편해졌다

아직도 2km가 남았다는 이정목을 보았어도

마지막 후미는 성연이 덕분에 세명으로 늘었다

『성연아 ~ 정말 고맙다

그러고 담에도 24~70끼워서 삼각대하고 꼭 갖고와...

변산반도 채석강 허구 내소사  정말 찍을거 많아...^^~』